이제 격렬했던 흔들림은 다 끝났습니다. 선내에서 4년동안 둥둥 떠다닐 일만 남았습니다. 그나마 몇 년 전까지는 8년에서 10년이었는데 줄어든 거라네요. 울음을 그치고 이 이메일을 씁니다. 혜정 씨, 보고 싶을 거예요. 저는 원래 사람을 안 좋아하는데, 열한 명 중의 한 명 정도만 좋아하는데, 혜정 씨는 그 한 명 쪽이에요. 혜정 씨를 좋아해요. 좋아했어요. 함께 점심을 먹을 때가 하루 중 제일 나은 시간이었습니다.
그러니까 말해도 됩니다. 천체투영관에서 태양계 파트를 틀어주실 때, 목성과 목성의 위성들을 설명하실 때 말해도 됩니다. 저기에 친구가 한다고. 갈릴레이의 위성 중 하나에 친구가 산다고요.
우리가 다시 만나 점심을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.
❖ 하야비
<인지 공간>, 김초엽